'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라는 제목과 '우리 시대의 23가지 쟁점과 성서적 해법'이라는 부제가 이 책의 테마를 압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정치, 이념과 세대갈등, 남북문제, 민족주의, 복지, 양극화, 농촌, 연고주의, 가정, 주택, 교육, 자살, 생태, 과학, 다문화, 여성, 근본주의, 종교다원주의, 교권주의 등 매우 폭넓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각 장은 먼저 해당주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현실태를 진단한 후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그 주제와 연결지어 고찰해보고 끝으로 저자의 해법 또는 논평을 제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의 관점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온건하고 상식적인 것이 외려 더 인상깊었다. 실제로 이 책은 래디컬한 관점을 기대하는 독자들을 실망시킬만큼 온건하고 상식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한국사회와 교회가 그 상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을 볼 때 오늘날 우리는 급진적 제자도를 말하기 이전에 이 잃어버린 상식부터 회복하는 일이 시급함을 느끼게 된다. 딱 여기서만 시작해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워낙 다루는 주제가 다양하고 그 중엔 전문적인 영역도 꽤 있어서 해법을 제시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버겁게 느껴지는 주제들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신학자로서 저자가 독자에게 주어야 할 것이 '답'이라기보다는 사안에 접근하는 '태도'라고 볼 때, 대부분의 주제들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충분한 통찰과 도전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몇몇 장들은 매우 훌륭했는데, 나에겐 최근 고민과 맞물려 있는 '근본주의'를 다룬 장이 특히 좋았다.
한국사회와 교회에 잃어버린 상식을 회복시켜주는 힘있는 책이다. 그러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술술 쉽게 읽히는 책이다. 세상의 문제에 좀 더 관심가지기를 원하는 신학생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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