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제임스 스미스, IVP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는 '믿고 보는' 제임스 스미스가 집필 중인 '문화적 예전 3부작'의 첫번째 책이다(원서는 현재 2권까지 출간된 상태고 국내에는 1권이 최근 번역출간되었다).

저자가 책의 앞부분에서 던진 문제제기(인간의 삶은 그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하는 것에 달려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교육은 정보전달보다는 바람직한 욕망형성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우리는 어떻게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는가' 에 대한 기존의 전제들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을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 논지가 타당하다고 믿는다면, 마땅히 우리의 신앙교육, 세계관교육, 제자훈련 등의 방향과 틀이 크게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이미 정해진 커리큘럼을 변경하면서까지 이 책을 이번 학기 간사회 스터디 도서로 정했다.
간사들과 조만간 나누게 될 이야기들을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 소감을 몇 마디 떠들어보자면...
저자가 제시한 대답이 '예전'인 것은 일견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쉽다. 
물론 예전이 강력한 형성적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욕망형성의 핵심적 장으로 교회의 예전과 그것을 중심으로 짜여진 부수적 실천들을 제시한 것은, 저자의 논지를 바탕으로 생겨날 수 있는 더 다양한 상상력과 논의들을 오히려 제한하는 좁은 대답은 아닌가 싶은 거다.
차라리 교회의 예전을 여러 대답 중 하나로 놓고 기독생태계 전체에서 바람직한 욕망형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의 방법과 장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가를 묻고 답하며 생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전체 논의를 이끌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와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다른데서 오는 생각의 차이일 것이라 본다. 그는 개혁주의자이자 기독대학교수로 이 책을 썼고 나는 (목사이긴 하지만) 선교단체 간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3월 현재, 내 마음 속 올해의 책이다.
앞으로 아홉달 남았지만 순위가 바뀌기 어려울수도 있겠다 싶을만치 좋은 책이다. 
신앙교육, 제자훈련 등의 주제에 관심이 있거나 직업적 소명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추한다.
3부작의 2권, 3권도 속히 출간, 번역되길 기다려본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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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제임스 스미스는 아브라함 카이퍼 계열의 신칼빈주의 전통에서 학문을 시작했고, 저명한 해체주의신학자 존 카푸토 밑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임스 스미스는 이렇게 개혁주의신학에서 포스트모던신학까지를 아우르는 넓은 학문적 스펙트럼을 가진 데다가 전달력마저 아주 탁월한 학자다(음. 이 사람 아무리 봐도 사기캐릭...). 
나는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살림 역간)를 읽으면서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는 포스트모던삼총사라 불리는 데리다, 리오타르, 푸코의 사상을 간략히 살펴본 후, 포스트모더니즘이 교회에 주는 도전과 기회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접근하기 어려운 이 주제를 이렇게나 쉽고 재밌게 풀어내었다는 사실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꼭 읽어보기 바란다. 사실 이 책보다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가 열 배 정도 더 강추다).

<칼빈주의와 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는 저자가 자신이 속한 칼빈주의 전통에 있는 후배들에게 칼빈주의의 영광스러움과 어두운 면 모두를 일깨워주기 위해 쓴 책이다.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 얇은 책이므로 읽는데에 부담이 없지만 내용이 가지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신학적 협소함과 독단을 순전함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칼빈주의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다. 이러한 칼빈주의의 교만을 향한 저자의 논조는 칼빈주의자의 내부비판이기에 더욱 가차없고 예리하다. 하지만 칼빈주의에 대한 저자의 자긍심과 애정 역시 곳곳에서 배어나온다.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지만 신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다면 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비신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칼빈주의 전통에 있는 신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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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신학블록버스터 23화에서 소개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K3twj9HXOE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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