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1, 2, 3>,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드디어 <모방범>을 완주했다.
<모방범>은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필생의 역작으로서, '추리소설은 <모방범>과 <모방범> 아닌 것으로 나뉜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독자들의 호들갑스러운 극찬이 쏟아지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경우가 워낙 많아 내심 염려도 있었다.
각 권 모두 오백 페이지가 넘는 책 세 권으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한 분량인데, 다 읽은 후의 감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천오백페이지에 쏟아부은 나의 시간과 노력은 어쩌나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 작품은 요코야마 히데오의 <64>http://warinlife79.tistory.com/244와 더불어 내 인생 최고의 추리소설 자리에 성큼 올라섰다.
<64>와의 우열은 가리기가 정말 쉽지 않은 듯 하다.
<64>도 결코 볼륨이 작은 책은 아니지만, <모방범>은 그보다 거의 세배에 가까운 분량이다.
그러므로 대작이 주는 묵직한 감동과 여운이라는 면에서는 <모방범>의 승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볼륨 대비 재미의 양, 그러니까 소위 '가성비'의 관점에서 보면 <64>의 승리다.
그러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당신이 추리소설에 흥미가 있는 편이라면, 반드시 둘 다 읽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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