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인생의 화두 중 하나는 '아빠 되어가기'입니다.
<십자가>를 읽고 시게마츠 기요시에 깊은 인상을 받은 터에, 그가 쓴 아버지에 대한 단편모음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같은 소설이 있다면 비타민 같은 작용을 하는 소설이 있어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담아 일곱편의 짧은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각각의 단편은 Family, Father, Friend, Fight, Fragile, Fortune 등 'F'로 시작되는 단어를 각 작품의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다 쓰고 보니 결국 자신은 Fiction, 즉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었던 것 같다는 저자의 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비타민F>는 가정 안에 불어닥친 크고 작은 위기들로 인해 성실히 살아온 남자들이 남편이자 아빠로서 겪는 정체성혼란과 고뇌,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위기를 극복해내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7편의 단편 중 대부분이 저와 비슷한 나이인 30대 후반의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어서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도널드 밀러의 <아버지의 빈자리>를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소설집, 시게마츠 기요시의 <비타민F>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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