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조남주, 민음사

요즘 핫하고도 핫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소설이라는 장르 특성상 스포가 될까 하여 많은 말을 남길 순 없겠다.
그리고 사실 많은 말도 필요없다.
이 나라에서 여성들이 어떤 현실에 직면해 있는지를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통해 너무도 생생하고 분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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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딘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의 여자 친구들, 선후배들, 그리고 저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늘 신중하고 정직하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김지영 씨에게 정당한 보상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다양한 기회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작가의 말에서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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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페미니즘>, 윤보라 외 11명, 은행나무

메갈리아, 여성도 군대가라는 주장, 데이트폭력, 페미니즘과 진보담론, 페미니스트 정치, 여성의 섹스, 동성애자 인권, 성매매 비범죄화, 페미니스트 경제, 적녹보라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페미니즘 도서. 
내 경험으로는, 나같이 무지한 남성이 배움을 시작할 입문서로 <페미니즘의 도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많은 배움과 공감, 반성이 있었다.
시작할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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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미니스트다' 라는 선언에 동참해야 한다거나, 이런 선언에 아무런 질문 없이 이름을 연명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질문 없는 연명은 오히려 연대가 아니라 침묵의 방향에 선다. 이 글을 통해 남성 논객들에게 바라는 절실한 연대는 '공약'이 아니라, 같은 방향에 서보려는 노력이다. 정연한 젠더 질서를 옹호할 리 없는 스스로의 위치를 되묻고(진정 그것을 옹호하지 않는 걸까?), 그 위치에도 불구하고 젠더 질서를 흔드는 일과의 직면은 왜 어려운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는 일이다. 절실하게 요청하는 연대란 이런 질문하기의 시간을 통해서 또 다른 자신의 위치를 발견해보고 '공약' 따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페미니즘과 같은 방향에 서보는 연습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은 젠더로 구획된 세계를 보지 않기로 한 결정을 멈추는 일이고, '남자'로 호명받기 위해서 여성을 (보호하거나) 착취해야 했던 취약한 남성성을 '과거'로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분명 페미니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라 믿는다."
- 김홍미리, "남성 진보 논객과 담론 헤게모니" 중에서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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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femidea

이 책은 스스로를 '성차별 토픽 일상회화 실전 대응 매뉴얼'이라 소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가해지는 무개념하고 무례한 반론에 대해 반박할 논리를 알려주고 적절한 대응법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내 마음 속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몇몇 반론들을 잠재우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역차별을 말하는 이들을 향하여 '그건 페미니즘 때문이 아니라 가부장제 때문에 생긴 일이니 함께 가부장제와 맞서 싸우던지, 그게 아니라면 징징대지 말라'는 충고는 매우 옳고 통쾌하기까지 하다.

아직 무지하지만, 배우면서 한걸음 한걸음 가고 싶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것, 약자의 소리가 들려지게 하고 약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복음의 정신이라면 기독교적페미니즘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우 옳다.

한걸음 떼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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