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포레

 

최근 일본추리소설을 집중적으로 파고 있다.

검증된 작가들의 대표작 위주로 읽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도가 높다.

이 책 역시 노리즈키 린타로의 대표작이고 호평들이 많아 읽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이 책에서 독자의 허를 찌르는 주요 장치는 결국 1인칭 서술트릭인 셈이다.

이 트릭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큰 반전이겠지만, 이제 추리소설에서 서술트릭이라는 요소가 꽤 흔해졌음을 감안하면 트릭을 잘 쓰는 것이 정말 중요해졌다고 본다.

1인칭 서술트릭을 활용하여 범인을 감추거나 독자의 허를 찌른 책 중에서 최고봉을 꼽으라면 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를 들겠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오늘날 기준으로 봐도 트릭의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임이 분명한데다가 최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명실공히 최고봉이라 할만하다.

<악의(1996)><애크로이드 살인사건(1926)>과 무려 70년의 시간차가 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70년 동안의 추리소설의 발전을 반영하여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현대에는 이 정도의 작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주 훌륭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니 적어도 나에겐 1인칭 서술트릭을 활용한 책이 만족스러우려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보다 오래 된 작품이거나, <악의>보다 잘 쓴 책이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요리코를 위해>는 다소 아쉬운 책이었다.

서술 트릭의 완성도도 아쉬웠지만, 밝혀진 진상에서도 다소 논리적 비약이 느껴져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나에겐 이래저래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한 책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극찬이 쏟아지는 책이다

아쉬웠다는 나의 감상은 매우 주관적이며 소수의견에 해당함을 밝혀둔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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