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한데, 제목과 표지글을 통해 추측되는 내용이 책의 실제 내용과 다소 다른 책이 있다. 그것은 책이 독자에게 보내는 시그널이 그 책의 내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독자들을 낚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일까, 나쁜 책일까?
사실 간단한 문제다.
답없는 고민일랑 집어치우고, 먼저 읽은 사람이 그 책이 바른 임자를 만날 수 있도록정확한 시그널을 보내주면 될 일이다.
나에겐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삶을 위한 신학>이 그러한 책이라고 느껴진다. 처음 제목과 표지글을 통해서는 이 책이 '신학과 우리 일상, 현실의 연결'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내가 요즘 고민하던 이 주제에 대해 마침 맥그라스가 책을 썼다니"하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는데, 책이 점점 맥그라스의 깔대기 주제인 '과학과 신앙의 관계'로 흘러간다.
그렇다. 초반 일부를 제외하면 이 책은 명백히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한 책이며 무신론운동에 대한 반박서이다. 초반 일부도 <과학신학>에서 다룬 내용과 겹치므로, 쉽게 말하면, 이 책은 <과학신학>과 <신없는 사람들>을 섞어서 더 쉽고 대중적으로 쓴 책 정도에 해당한다.
솔직히 맥그라스가 이 주제에 대해 쓴 책들을 여러 권 읽은 독자가 추가로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래서 결국 낚인 건 나인가...)
다시 말하지만, 제목이 주는 인상에 끌려 '신학이 우리 일상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하는 문제에 답을 얻고자 이 책을 읽으면 안.된.다. 그런 책이 아니다.
하지만 맥그라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과학과 신학의 관계'나 '세계관으로서의 기독교 신학의 현실설명력', 그리고 '새로운 무신론운동에 대한 반박'등의 주제에 대해서, 애써 머리쓰지 않고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아주 좋은 책이다.
짧고 명료한 맥그라스 입문서로 <삶을 위한 신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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