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왕의 복음>, 스캇 맥나이트, 새물결플러스


지금까지 스캇 맥나이트의 책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건, 그가 단지 '톰 라이트의 대중적인 버전' 정도에 불과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캇이 이류학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학자로서의 그의 성취와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 겹치는 포지션에 톰 라이트가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핵심주장이 유사한 건 분명하지만, 톰 라이트의 애독자라 하더라도 스캇 맥나이트 역시 읽을 이유는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경제학 용어를 빌어 말하자면, 스캇은 톰 라이트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적어도 대중적 글쓰기에 있어서만큼은 톰 라이트보다 월등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톰 라이트는 예수와 복음을 주제로 한 그의 여러 책들에서 자신의 핵심논지 - 복음은 개인의 죄사함과 칭의보다 큰 이야기이며, 예수를 왕과 주로 선포하는 이야기이다 - 를 압도적으로 치밀하지만 또한 압도적으로 장황한(?) 필치로 펼쳐나갑니다. 
톰 라이트의 장황함은 글의 분량 때문이 아니라, 그의 글쓰기 방식에 원인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그는 멋들어지고 아름다운 글쓰기를 선호하는 듯 합니다. 다소 명료함과 효율성을 희생하더라도 예술적 글쓰기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의 도전(The challenge of Jesus)>이나 <기독교 여행(Simply christian)> 같은 얇은 책들을 읽을 때에도 -그의 아름답고 유려한 글쓰기에 감탄할 수는 있지만- 그의 논지를 한 번에 명확히 잘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에 비해, 스캇 맥나이트는 놀라운 솜씨로 그 비슷한 내용을 이 얇은 책에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리해냈습니다.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톰 라이트의 대중적인 버전이라는 느낌은 여전하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나 압도적으로 탁월하게 해냈기에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복음이 단지 죄사함의 메시지 이상의 무엇인지, 그것이 복음이 전해지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신자로서의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알기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현재까지 이 책 이상으로 잘 정리된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강추합니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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