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란 무엇인가>, 알리스터 맥그래스, IVP
십자가에 대해 복음주의권에서 내놓은 최고의 답변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저마다의 생각들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N.T. 라이트의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이 두 권의 책을 꼽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정리의 신' 존 스토트가 신약성경과 교회사를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며 그간 복음주의 기독교가 십자가를 이해하려고 씨름한 발자취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십자가라는 무한에 가까울만치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어마어마한 주제를 인간계 정리끝판왕이 어느 정도까지 정리해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신약학자 중 한 명인 톰 라이트가 진보신학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린 '비평적 방법론'을 가지고 복음서의 예수가 바로 실제의 역사적 예수임을 논증해 낸 책입니다.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학문적으로 논증해낸 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논증의 과정에서 예수의 삶과 사역과 십자가 죽음에 대한 신선한 통찰과 해석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복음주의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또한 이 두 권의 책은 겹치지 않고 서로를 잘 보완해줍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십자가에 대한 조직신학적 접근이라면,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는 성서신학적 접근에 해당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십자가에 대한 복음주의권의 주요이론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의 출간 이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최근 역사적 예수 분과에서 일어난 복음주의의 최고의 성과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그 최고의 성과가 바로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권의 책을 순서대로 읽는다면, 복음주의자들이 십자가와 어떻게 씨름해왔는지에 대한 최근까지의 그림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책 제목 띄워놓고 정작 다른 책에 대해 떠드는 이상한 책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십자가란 무엇인가>는 어떤 책인가?
'십자가에 대한 복음주의권의 답변 중 세 번째로 중요한 책이다'라는 주장을 하기엔 책의 볼륨으로 보아 여러 모로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그렇다면?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다이제스트판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십자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두께에 질려 엄두를 못 내던 분들, 아무리 정리를 잘 했다해도 뒷부분 읽다보면 앞부분이 기억 안나는 두께의 책으로는 결국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아주 훌륭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존 스토트가 십자가의 정수를 정리하는데 그 정도 두께의 책이 필요했는데, (물론 내용의 풍성함과 깊이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여하튼) 맥그라스가 이 얇은 책으로 십자가에 대해 이토록 훌륭하게 정리해내다니, 아마도 존 스토트 다음 세대의 '정리의 신'은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가장' 잘 알려주는 '가장' 얇은 책 <십자가란 무엇인가>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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