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 갑자기 한시반 예배에서 설교를 하라는 전화(엉?)를 받고 뜨겁게 버닝한 나의 모닝(라임 좋다ㅋ).

아슬아슬하게 설교문을 뽑아들고 택시를 탔다. 정신없이 설교문을 읽고 있는데 하필 오늘따라 택시기사님이 이런저런 말을 거신다. 
조용히 운전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랬으나, 왠지 이 분 얘길 들어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교회 안 다니신다는 그 기사님은 내가 전도사라고 하니 이런 얘길 하셨다.
"조용기 목사가 150억을 횡령했다면서요? 목사가 왜 그러는 거요?"
"요즘 교회들 보면 도대체 교회인지 기업인지 알수가 없어요."
그러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예수님은 정말 대단한 분인거 같던데 말이야. 왜 목사들, 교회들이 예수님처럼 안 하는 거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젊은 우리들이 나이 들어도 변하지 않고 예수님 뜻대로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돈독오른 목사, 기업같은 교회는 구리다. 하지만 예수님은 훌륭하다"
물론 이 분이 세상의 시선을 대표한다고 볼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지극히 상식적인 관점을 가진 외부자의 말이 이렇다. 
여기에 절반의 아픔과 절반의 희망이 교차한다.
세상조차 이미 구리다고 선언한 그 길 위에서 많은 이들이 아직도 스타목사, 대형교회의 욕망 한 자락을 숨기고 기웃거린다. 이것이 절반의 아픔이다.
하지만 교회를 욕하는 이도 예수님만은 알아보고 인정한다는 사실에 나머지 절반의 희망이 있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좀 더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을까... 
전도전략 나부랭이가 아니라 오직 여기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


Posted by S. J. H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