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야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힘을 갖고 있다. 특히 교리보다 이야기가 선호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기독교 진리를 담고 있는 좋은 이야기는 명제적 교리가 줄 수 없는 깊은 감동과 내면의 울림, 그리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소설 <오두막>은 바로 그런 이야기이다. 이 책은 고통과 악의 문제,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자유 의지,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방식, 천국과 지옥, 구원과 용서의 문제 등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이야기 안에 잘 담아낸 탁월한 소설이다. 저자는 풍부한 신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며 깊은 묵상과 탁월한 글재주의 소유자이다. 저자는 세상과 기독교 진리에 대해 소통하려고 사려 깊고 신중하게 이 책을 쓴 듯하다. 주인공 맥은 깊은 아픔을 지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너무도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가 경험한 치유와 회복은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동일한 치유와 회복의 경험을 제공한다. 거기다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재미와 흡입력에 감동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탁월한 이야기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탁월한 이야기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에 매료될 때 우리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그 이야기 전체를 진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 앞에서 차가운 논리의 메스를 들이대어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가려낸다는 것은 뭔가 낭만적이지 않고, 좋은 이야기에 보여야 할 합당한 예의(?)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저자의 신학적 통찰과 깊은 묵상이 주는 풍성한 양분을 섭취하면서 그와 동시에 이야기 안에 존재하는 신학적 오류와 왜곡도 의식하지 못한 채 섭취하게 될 수 있다. 여기서 건강한 교리가 필요하다.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교리가 폐기 처분되는 것은 아니다. 교리와 이야기는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이 이 시대를 향해 말씀하시는 통로로서 건전한 교리와 좋은 이야기는 서로를 돕고 세우며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두막>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기독교 진리의 소통 수단으로 영향력을 발휘할수록 건전하고 균형잡힌 해설서 역시 더욱 필요하다. <오두막에서 만난 하나님>은 그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는 책이다. 저자인 로저 올슨은 신학적 건전성과 성실성에서 충분히 검증된 신뢰받는 신학자이다. 게다가 저자 자신이 <오두막>의 맥처럼 역기능 가정 경험을 통해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두막>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가 <오두막>의 애정 어린 지지자라는 사실이 이 책을 더욱 신뢰할 수 있게 한다. <오두막>을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읽었기 때문에 일부 내용은 현재 논란거리가 되고 있으며 그중에는 지나치게 협소한 관점으로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는 듯하다. 저자는 <오두막>에서 논란거리를 제공한 많은 부분들이 실제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오히려 성경의 진리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자신의 탄탄한 신학적 기반과 성경적 근거로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분명히 언급해야 할 일부 신학적 오류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더 나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오두막>에 대한 저자의 입장이 필자의 생각과 비슷해서 참 반가웠다. 필자는 <오두막>을 정말로 좋아한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에 매료되었으며 <오두막> 전도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이미 추천한 바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여과 없이 받아들인다면 약간 위험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두막에서 만난 하나님>을 읽고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다. <오두막>과 함께 읽는다면 부족한 2%를 채워줄 수 있는 책이다. <오두막>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이 두 권의 책을 함께 권하게 될 모양이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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