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마크 A. 놀 지음, 박세혁 옮김/IVP
나는 이 책이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와 더불어 복음주의를 이해하는데에 가장 중요한 두 권의 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둘 다 복음주의를 분석한 명저이지만 두 책의 논조는 매우 다르다.
맥그라스는 <복음주의와...>에서 자유주의와 근본주의 사이에서 복음주의를 차별성있게 포지셔닝한 후, 복음주의가 걸어온 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래 역시 희망적으로 조망해가고 있다(물론 맥그라스도 복음주의의 어두운 면을 한 챕터를 할애해 예리하게 기술하고 있긴 하다).
그에 비해 마크 놀은 이 책에서 맥그라스만큼 복음주의와 근본주의를 분명하게 구분짓지는 않는듯 하다(나는 그가 세운 범주가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복음주의자의 다수는 근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러한 근본주의적 성향의 복음주의의 가장 치명적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반지성주의"가 어떻게 미국의 복음주의에 깊게 뿌리내리게 되었는지를 철저히 파헤치고 있다.
마크놀이 보여주는 복음주의의 어두운 면, 가령, 종말론에서의 극단적인 세대주의 성향, 정치에서의 미국 패권주의(기독교 우파), 과학에서의 성서문자주의에 기반한 창조과학 등은 미국 교회의 쌍둥이 형제인 한국교회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내고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갈 책임이 있는 우리 시대의 복음주의자들이 필독해야 할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신대원 마치기 전에 학우들과 한 번 스터디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음주의의 반지성적 성향을 타겟으로 하여 쓰여진 책이지 복음주의를 균형잡힌 안목으로 정리해주고자 쓰여진 책이 아니다. 따라서 복음주의에 대한 평가가 다소 야박한 감이 있다. 복음주의의 공과 과를 균형있게 이해하려면 꼭 맥그라스의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도 병행하여 읽을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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