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노숙인들은 모두 게으른 인간들이라고 말한다. 
도와주면 자활의지만 약해지니 도울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가...

한 할아버지는 30년전에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으로 생활하시지만 10년 전까지도 그 몸으로 일을 하셨다고 했다. 
지금은 지하철에서 구걸하여 받은 돈으로 본인도 생활하고 노부모님 두 분까지 봉양하고 계신다고 했다.
한 아저씨는 화정에서 고물상 일이 간간히 생기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낮에는 화정에 계시다가 매일 밤마다 여기로 넘어와서 이 밥을 드시고 쪽잠을 자고 아침에 다시 화정으로 가신다고 했다.
과거 사우디 건설특수 때 사우디에 요리사로 가셨었다는 한 팔십세 할아버지는 그 시절 낮에는 요리사 일을 하고 밤에는 값을 후히 쳐주던 뱀을 잡으러 잠을 줄여가며 사막을 돌아다니셨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 키운 아들이 어느새 오십대 중년인데, 아들 형편이 여의치 않아져서 폐끼치고 싶지 않아 거리로 나오셨다고 했다.

누가 감히 이들을 향해 게으른 인간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누가 이들보다 더 성실히 살았노라고 섣불리 단언할수 있는가.
그러나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수레바퀴 밑에 깔려 있다.
그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아왔던 삶의 이야기를 품은 채로...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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