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가 "그리스도인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쓴 책이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사실 단순하다.
기독교가 '우리의 행위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슬로건을 맥락 불문하고 지나치게 강조한 결과, 우리는 '성품훈련'이라는 개념을 낮설어하고 미심쩍어하게 되었다.
하지만 성품의 변화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그 성품을 제2의 천성으로 만듦을 통해 이루어진다(이 모든 일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전제로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서 '왕 같은 제사장'이 되도록 부름받았고, 지금 이 땅에서 (성령을 힘입어) 훈련을 통해서 그에 합당한 성품을 선취해나간다.
메인 아이디어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저자가 성서신학자인지라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는 성서본문을 샅샅이 찾아내어 현란하게(?) 주해하다보니 책이 꽤 두꺼워져버렸다. 게다가 같은 내용을 여러 표현과 비유를 들어 반복하는 저자 특유의 글쓰기 방식도 책의 분량이 늘어나는데 한 몫 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다보니 이제 무슨 얘길 하려는지 알겠네 싶은 지점 이후부터는 좀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대해 이렇게 소망을 주며 강력하게 동기부여해주는 책은 매우 드물다.
"변화"를 주제로 한 많은 신앙서적들 중에 한 권의 책을 꼽으라고 하면 지금까지 나는 달라스 윌라드의 <마음의 혁신>을 택했었다. 이 책 <그리스도인의 미덕>은 <마음의 혁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책이다.
원제 "After you believe"는 알리스데어 맥킨타이어의 <덕의 상실(원제: After virtue)>을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저자는 자신의 책이 알리스데어 맥킨타이어와 스탠리 하우어워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덕의 윤리...
이 지점에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성서학자(톰 라이트)와 윤리학자(스탠리 하우어워스)가 만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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