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소속단체 간사모임에서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를 스터디하다가 ‘복음주의 영성’ 파트를 다루면서, 간사님들과 우리의 소그룹운동과 경건훈련의 현주소와 한계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되었다.
소그룹에서의 귀납적성경연구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드물게 잘 되는 소그룹에서도 성경공부에 영적인 활기가 없고 지적인 면에 치우쳐 버리는 아쉬움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거기에 대해 내가 제안했던 내용은 귀납적 성경연구를 메인컨텐츠로 하는 우리의 소그룹 전통을 잘 유지해가는 가운데, 거기에 영적지도의 요소를 적절히 도입하자는 것이었다.
신대원 다닐 때에 영적지도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 영적지도 자체만으로는 꽤 한계가 있고 오히려 귀납적 성경연구와 영적지도를 잘 통합해낼 때에 좋은 소그룹역동을 만들 수 있고 소그룹멤버들의 영성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교회 소그룹에서 귀납적 성경공부를 해나가다가 적절한 본문이 나왔을 때 연구한 본문으로 함께 관상기도를 하고 영적지도를 해보았던 적이 있는데 이 시간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 열렬했었다.
이 제안에 대한 간사님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어서, 우선 다음 학기 스터디를 통해 영적 지도에 대한 기초적 내용을 배운 후에 간사모임 소그룹에부터 먼저 영적지도의 요소를 살짝 도입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제안이 지부 소그룹에서까지 실효를 거두려면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영적지도의 문턱이 지금보다 더 낮춰져야 한다. 지금처럼 소수의 득도한 도사(?)에 의해 비기처럼 전해지는 방식으로는 영적지도가 대중적인 영성훈련컨텐츠가 되기 어렵다.
지금까지 내가 접해 본 영적지도에 대한 책이나 강의 대부분은 영적지도는 자격을 갖춘 지도자에 의해 행해져야 함을 매우 강조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을 것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피지도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을 강조하는 영적지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에, 기본적 지식을 습득한 후 하나님과 피지도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갖춘 사람이라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런 태도를 갖추고 이 정도의 지침을 따라간다면 할수 있다"라고 격려해주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영적지도를 소그룹 세팅에 잘 적용해낸 모델이 필요하다. 영적지도 수업에서는 대부분 이런 유형의 소그룹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좀 덜 무겁고 부담없는(?) 스타일의 소그룹 모델이 제안될 필요가 있다.
요약하자면, 영적지도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화시켜 소그룹에 적용한 방식의 프로그램이나 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조건을 정확히 충족시키는 책이 적절한 타이밍에 출간되었다.
바로 엘리스 프라일링의 <소그룹 영성훈련>이다.
이 책은 내가 지금껏 보아온 영적지도에 관한 책 중에서 ‘영적지도는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격려해주는 면에서 단연 으뜸인 책이다. 그러면서도 영적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태도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초보자도 따라갈 수 있는 안전한 지침과 바운더리를 구체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보통 일대일로 행해지는 것이 더 일반적인 영적지도를 어떻게 소그룹에 잘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이 방면에 있어 또 하나의 명저는 데이비드 베너의 <거룩한 사귐에 눈뜨다>이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준비한다면 소그룹을 통한 영적 지도에 대한 대략적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사역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타날 때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책이 참으로 반가웠다.
* “영적 지도”에 대해 공부할 때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윌리엄 A. 베리, 윌리엄 J. 코놀리 <영적 지도의 실제> (분도출판사)
케네스 리치 <영혼의 친구> (아침)
캐롤린 그라톤 <영적 지도 기법> (가톨릭출판사)
데이비드 베너 <거룩한 사귐에 눈뜨다> (IVP)
유해룡 <하나님 체험과 영성수련>, <기도체험과 영적지도>, <영성의 발자취> (이상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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