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모든 관행 아래 깔린 원리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그는 율법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었고, 그리스도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회심자들로부터 물러난 사람이었다.
... 이렇게 하려면 대단한 믿음이 필요했다. 바로 이 믿음이 바울에게 승리를 안긴 영적인 힘이다. 그는 성령을 막연한 영적인 권능으로 믿은 게 아니라, 회심자들 속에 내주하는 인격으로 믿었다. 그래서 그의 회심자들을 믿은 것이다. 그들을 신뢰할 수 있었다. 그들의 타고난 미덕이나 지적인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랬다면 그의 믿음이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 속에 있는 성령을 신뢰했다. 자신이 그리스도께 의탁한 것을 그분이 능히 그리고 기꺼이 지켜주실 것을 믿었던 것이다. 그분이 자신의 교회를 온전케 하실 것으로, 초심자들을 든든히 세우고 강하게 만드실 것으로 믿었다. 그는 확고히 믿었고, 믿은대로 행했다."
- 롤런드 앨런 <바울의 선교 vs. 우리의 선교> 중에서
IVP 모던 클래식스 시리즈에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낮은 이 책이 처음 등장했을 때 '어? 이 책 뭐지?'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책이 모던 클래식스에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대중에게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을뿐, 실제로 선교학 분야에 있어서는 매우 큰 의의를 가지고 있는 고전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람직한 선교방법론과 교회의 성장과 성숙의 원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1912년에 출간된 책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예리한 문제제기와 도전을 여전히 주고 있는 책이다. 출간 이후에 많은 비판에 부딪혔고 저자 스스로도 아들에게 자신의 글은 1960년대는 되어야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바울의 사역에 대한 연구 분석은 매우 치밀하며 그것을 중국선교에 적용하여 변화를 촉구하는 저자의 논지는 빈틈없고 분명하다. 반대자들이 과연 무슨 반대를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난 두루뭉실하게 좋은 이야기하는 책보다 이렇게 논지가 선명한 책이 좋더라.
또한 이 책의 내용은 비단 선교사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사역자가 어떠한 태도와 믿음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사역자의존적이지 않고 성령의존적이며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이고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모든 사역자에게 이 책과 씨름하며 이 책의 철학을 사역에 적용해보자고 초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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