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육감이 결국 구속되었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기가 막힌 타이밍에 표적수사를 펼친 그들의 후안무치함에 화가 났지만, 표적수사의 빌미를 제공한 곽교육감에게도 화가 나고 속상했었다.
얼마전 한 또라이가 신문사설에서 도덕에 대한 강박을 벗어버리고 쿨한 진보로 거듭나자고 말했다지만, 누가 뭐라해도 개혁세력으로서 진보의 힘과 권위는 도덕성에서 나온다.
지금이라도 대가성이 밝혀진다면 곽교육감은 사퇴하고 처벌받는 것이 옳다. 그의 교육철학을 지지하고 교육감으로서의 그 분을 존경해왔지만 그래도 그게 옳다.
하지만 2억원을 둘러싼 여러 다른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고 대가성에 대한 어떠한 입증도 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구속까지 빛의 속도로 내달리고 있는 현 국면을 보니,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불현듯 몇 달 전 읽었던 한권의 책이 떠올랐다. 책의 제목처럼 일부러 삼성을 생각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저절로 삼성이 생각났다.
초등학생에게 이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게하고 대한민국 사법부는 공정한가 묻는다면 무슨 대답이 나올까? 그들이 곽노현 사건에 보이는 적극성과 기준을 가지고 삼성사건을 다루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남은 여생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지내고도 형기가 한참 남을듯 하다.
피고의 힘과 지위에 따라 수사의 태도와 판결의 기준이 바뀐다면 그것은 검찰도 판사도 아니고 한낱 깡패와 잡배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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