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영화 '감기'가 새삼 붐을 이루었다고 한다. 혹시 이 책의 판매량에는 변화가 없었는지 궁금하다.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빨간눈 괴질'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소설 속 가상도시 화양을 휩쓸면서 순식간에 그 곳은 죽음의 땅이 된다. 
이 병이 사람과 개 사이에 전파가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양 전역의 개들은 무자비하게 살처분된다.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화양을 철저히 봉쇄하기로 한다.
화양 밖으로 나가는 모든 도로가 폐쇄되고, 산을 넘어 화양을 빠져나가려 했던 사람들은 군에 의해 사살당해 암매장되었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스포일러차단기작동‬


작가는 구제역파동 때에 수많은 돼지떼가 잔혹하게 살처분되는 영상을 보고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처럼 가축을 대규모로 서슴없이 살해하는 인간이 소위 반려동물이라는 개에게는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같은 인간에게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소설인 셈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극한상황에서의 인간본성, 생의 의미와 구원의 문제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며, 80년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정치적 모티브도 담겨있어 더욱 의미심장하다.
재작년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피서용으로 이 책을 끼고 다녔다고 하는데, 메르스 사태 이후에는 단지 소설로만 느껴지지는 않는 부분이 많아 더욱 등골이 오싹하다.
나는 이 책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겪고 싶지 않다.
부디 소설 속 이야기에만 머물기를...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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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총,균,쇠>를 읽었다. 
책의 주제는 인류의 문명발전에 있어 각 대륙 사이에 엄청난 속도차이가 나타난 이유를 과학적으로 규명해내는 것이다. 
그것을 규명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없을 때 인종적 편견에서 비롯된 온갖 사이비 설명들이 득세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구사회를 향해 '니들이 문명발전을 선점하여 강자, 부자의 자리에서 잘난 척 하고 있는 건, 너희들의 인종적 우수성 때문이 아니라 니들이 태어난 지리적 위치의 유리함 때문이야'라고 일갈한다.
한마디로 "자리빨(?) 주제에 잘난 척 하지마라"인 거다.
인종적 편견에서 비롯된 온갖 사이비이론에서 힘을 얻은 자민족우월주의가 역사 속에서 인류를 얼마나 큰 재앙 속으로 몰아넣었는지를 생각해 볼 때, 매우 큰 존재가치를 가진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은 간결하고 매력적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낚시 떡밥에 가깝다.
이 책에 의하면, 문명발전의 편차를 만들어낸 요인에 있어서 총, 균, 쇠는 부수적인 것이고 더 근본적인 것은 "곡물, 가축, 대륙의 축방향" 이기 때문이다.

책은 분량이 상당하지만, 쉽고 흥미진진해서 잘 읽힌다.
뒤로 가면서 내용이 반복되어서 약간 지루해지는 감이 있지만, 복잡하고 무게감 있는 주제를 이정도로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대중과학서를 쓸 수 있는 저자의 역량에 연신 감탄하며 읽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저자가 논지를 전개해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례들을 쏟아내는데, 그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재밌고, 그렇게 얻는 지식의 양이 상당하며 매우 유익하다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신앙과 과학'이라는 이슈를 풀어가는데 있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대부분의 논의가 오리진 문제, 창세기 1~3장의 해석 문제에만 집중되어 있는데, 그것조차 '창조 vs 진화'라는 구도에 고착되어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몇 분들의 활약에 힘입어 다양한 입장들이 설득력있게 소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신앙과 과학의 관계가 이론적으로 잘 정립되고, 신앙과 과학 사이에 활발한 대화, 소통, 상호배움이 일어나서 이런 책이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도움과 유익을 줄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진화론자가 쓴 불온(?)한 책' 정도의 취급을 받기엔 정말 아까운 책이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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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헬쓰관련서적치고는 특이하게도, 그 흔한 운동포즈 사진 한 장 없다. 대신 온갖 화학식과 그래프가 난무한다. 
이 책은 "운동학과 영양학의 건강한 크로스오버"라는 표지 문구가 말해주듯이, 운동과 다이어트에 대한 잘못된 속설들을 바로잡고 독자들에게 바른 운동이론을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다. 저자 스스로 "How"보다는 "Why"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그 정보가 필요하여 읽은 독자에게는 매우 만족스런 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 낚여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한 A부터 Z까지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읽은 독자는 낚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냥 운동하면 되지 굳이 이것까지 알아야 돼' 싶은 온갖 해부학, 생리학적 지식이 쏟아졌다. 
모르는 건 생물학과 약학을 공부한 아내에게 물어가며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운동자세야 요즘 인터넷 검색으로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얼마든지 손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운동포즈사진 수십장 찍어서 그걸로 책 절반 이상을 떼우는 수많은 헬쓰서적들 속에서,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운동이론을 우직하게 전하기로 한 저자의 결정이 오히려 이 책의 차별성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음. 아직 이론이군, 이제 곧 실전이 나오겠지.' 하다가 끝내 이론만으로 책이 끝나버리고 만 당황스런 경험을 했지만, 그래도 이 책 한 권으로 인해 앞으로 운동에 대한 수많은 속설들의 진위 여부를 어느 정도는 가려낼 수 있는 눈을 얻은 것 같다.


저자인 수피는 운동 쪽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파워블로거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수년간 올려온 글을 다듬고 보완해서 낸 책이다.
(수피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kiltie999)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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