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영화 '감기'가 새삼 붐을 이루었다고 한다. 혹시 이 책의 판매량에는 변화가 없었는지 궁금하다.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빨간눈 괴질'이라는 무서운 질병이 소설 속 가상도시 화양을 휩쓸면서 순식간에 그 곳은 죽음의 땅이 된다.
이 병이 사람과 개 사이에 전파가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양 전역의 개들은 무자비하게 살처분된다.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화양을 철저히 봉쇄하기로 한다.
화양 밖으로 나가는 모든 도로가 폐쇄되고, 산을 넘어 화양을 빠져나가려 했던 사람들은 군에 의해 사살당해 암매장되었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작가는 구제역파동 때에 수많은 돼지떼가 잔혹하게 살처분되는 영상을 보고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이처럼 가축을 대규모로 서슴없이 살해하는 인간이 소위 반려동물이라는 개에게는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같은 인간에게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소설인 셈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극한상황에서의 인간본성, 생의 의미와 구원의 문제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며, 80년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정치적 모티브도 담겨있어 더욱 의미심장하다.
재작년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피서용으로 이 책을 끼고 다녔다고 하는데, 메르스 사태 이후에는 단지 소설로만 느껴지지는 않는 부분이 많아 더욱 등골이 오싹하다.
나는 이 책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겪고 싶지 않다.
부디 소설 속 이야기에만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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