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기 읽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남의 여행기를 읽느니 직접 여행을 하지'라고 말하며 사실은 둘 다 잘 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래서 참 오랜만에 읽은 여행기다.
<7년의 밤>과 <28>을 읽고 정유정 작가의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는 지인의 추천을 받고 읽게 되었다.
그런데 나와는 코드가 안 맞았는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오래 붙들고 있게 된 책이다. 결국 사랑에 빠지지도 않았다.ㅋ
여행묘사가 잘 와닿지 않아 지루한 부분이 많았는데, 워낙 필력이 뛰어난 작가이니 글탓일리는 없겠고 히말라야 트래킹이 나에게 워낙 생소한 영역이어서 그랬던 거 같다.
하지만 추천대로 정유정의 매력과 유머감각이 철철 흘러넘치는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히말라야 트래킹 이야기보다, 여행을 가게 된 동기와 여행을 마친 감상인 처음과 끝부분에 공감가는 게 많았다.
소진된 자신을 일으켜세우고 세상과 다시 맞설 용기를 얻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의 여행으로 밀어넣은 작가의 그 절실함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장을 덮는데 여행뽐뿌가 전혀 안 오는걸 보니 역시 여행기는 나랑 안 맞는거 같다.
대신 책을 덮는데 달리기뽐뿌는 강하게 왔다.
그래. 히말라야는 모르겠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힘차게 달려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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