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강좌나 아티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몇 권의 책 중 하나인, 명실공히 글쓰기에 관한 고전이라 할 만한 책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보면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들려주거나 일단 써보라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들이 많고, 글쓰기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는 서문에서 "이 책은 기능을 연마하기 위한 책이다"라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독자의 글쓰기가 향상되도록 돕는 구체적인 제안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다른 글쓰기 책과 구별지어주는 최고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자가 글쓰기에 대한 철학을 들려주는 내용도 참 유익합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글을 쓰라'는 조언이 저에게는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지목하는 나쁜 글쓰기 습관에 저에게 해당되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이 글에서도 여전히 보이네요.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은 아니니 흑흑... 문제점을 자각하게 해준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독자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주어 독자의 글쓰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을 가진 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번역서라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대목입니다.
저자가 가르쳐주는 주옥같은 내용의 많은 부분이 번역으로 인해 힘을 잃게 되니 말입니다.
가령, 책에서 좋은 문장A와 좋지 않은 문장B를 예로 드는데, 번역된 상태로는 A가 B에 비해 왜 더 좋은 글인지 전혀 감이 안 옵니다. 심지어 저는 B가 더 좋은 글로 느껴졌거든요ㅋ
이건 번역의 질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책이 '영어로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는 책'이기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번역 자체만 놓고 보았을 때는 역자와 출판사의 노고가 느껴지는 훌륭한 번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책과 같은 기능과 역할을 하는 국내저자의 책을 간절히 기다리게 됩니다(이미 있는데 제가 모르는 건지도... 아는 분 추천 좀 부탁해요^^).


암튼 그런 아쉬움을 감안하고라도, 이 책을 대체할 국내저자의 글쓰기 명저가 나타날 때까지는,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분명합니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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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엄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기술한 책이다.
산후조리원, 산후우울증, 유아용품 소비, 육아의 공간, 유해물질, 아기 의례(성장앨범, 돌잔치), 조기교육, 워킹맘까지, 책이 다루는 내용은 실로 다양하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신자유주의세상은 엄마들의 모성과 불안을 자극해 엄마들을 육아산업 소비자로 찍어내려 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아이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완벽한 어머니'라는 모성 이데올로기가 강고히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이 상업주의와 모성이데올로기는 우리 엄마들에게 엄청난 중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에 반해 이러한 부담을 나눠지려는 나머지 가족들의 노력은 미흡한 상황이며, 사회구조가 개선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따라서 엄마들이 마음 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공론과 연대의 장이 필요하며, 우리 사회는 그 엄마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각각의 장들이 분석과 진단은 충실한데 대안을 제시하는 데 이르면 흐지부지 끝난다는 점은 좀 아쉽다. 그러나 이 책의 역할은 대안제시가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말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들은 폭풍공감하며 읽을 것이 분명하고, 남편들에게도 참 좋을 책이다. 
이 책의 도움 없이도 잘 해나갈 남자들이 물론 많겠으나 나처럼 가부장적인(?) 남자들에게는 필독서다.


이 책에서도 제일 가슴 아프게 읽었던 부분은 영유아 조기교육에 대한 장이었다. 
<대한민국 부모>와 함께 읽으면 교육경쟁으로 인해 지옥으로 변해가는 한국사회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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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상황 1월호에 실린 글 하나를 읽고 다음날 바로 동네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습니다(복상 1월호, 이주리 "불안한 사회에서 부모의 욕망 비우기". 이 글 역시 강추합니다).


이 책의 커버 뒷면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정말 살아 있습니까?"
이 책은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부모-자녀 사이의 역동에 초점을 맞추어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저자들은 병든 사회시스템이 병든 부모를 만들고, 병든 부모가 다시 그들의 자녀를 병들게 하는 비극의 연결고리를 독자들로 하여금 고통스럽게 직시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읽는데 힘이 많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매페이지마다 눈물이 나려는 걸 꾹 눌러 참아가며 책을 읽었습니다.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으로 살고 있는가' 장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 '이렇게 살아온 이들이 대학생이 되어 올라오는 시절에 나는 어떤 간사로 살아야 할까?'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한 지인이 언젠가부터 신앙서적 읽는게 시들해지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앙서적이 보여주는 현실인식과 해법이 너무 나이브해서 읽고나면 허무하게 느껴졌고, 그러다보니 어느 시점부터 신앙서적을 거의 읽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신앙서적의 효용성에 대해 저는 그보다는 훨씬 긍정적이지만, 그래도 그가 하는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했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이야기함에 있어서, 많은 신앙서적과 설교가 '신앙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엉성한 도약을 감행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옳은 그 말이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 전에 먼저 현실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그 현실과 씨름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책은 마치 매트릭스의 빨간 알약과 같이 진짜 현실과 마주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부모됨의 실상을 마주하게 하는 빨간 알약입니다.
아프게 읽게 되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면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읽은 책 중에 딱 한 권의 책만 추천하라면 저는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하겠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섬기는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서 청소년, 청년사역자들도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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