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짬히 시간 날 때마다 보드게임 소개글을 조금씩 올려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딕싯(Dixit)”입니다. 
딕싯(Dixit)은 ‘말하다’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그래서 딕싯은 ‘말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여섯 장의 그림카드를 들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출제자는 카드 한 장을 정해서 앞면이 보이지 않게 내면서 그 그림과 연관된 무언가를 말합니다.
단어를 말해도 됩니다. 가령, “소풍” 또는 “내 보물”

문장을 말해도 됩니다. 가령, “이건 지난 여름에 내가 주로 했던 일이지!”
심지어 하나의 이야기를 말해도 됩니다. “어제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어. 그런데 길이 엄청 막히는거야. 그런데 창 밖을 보니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단어, 문장 또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자신이 가진 여섯장의 카드 중에 그 내용에 가장 가까운 카드 한 장씩을 앞면이 보이지 않게 냅니다.
출제자는 카드들을 받아
서 잘 섞은 후에 앞면이 보이게 펼쳐 놓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출제자가 낸 카드가 무엇인지 추리하여 동시에 예상답안을 냅니다. 이제 출제자가 정답을 공개합니다. 맞춘 사람은 3점을 얻습니다. 틀린 사람이 지목했던 오답카드를 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속을만한 그럴듯한 카드를 낸 것이므로 낚은 사람 한 명당 1점씩을 받습니다.

아마 제작자에게 있어 이 게임을 만들 때의 가장 큰 난제는 출제자의 문제 난이도를 어떻게 적절하게 유지하게 할 것인가였을 겁니다. 출제자가 문제를 너무 쉽게 내버리면 게임은 재미와 긴장감을 잃습니다. 가령 그림카드 위에 있는 아주 구체적인 무언가를 직접 말해버리는 경우라 할 수 있겠지요(“코가 큰 할머니가 지팡이를 들고 고양이를 쫒고 있어. 다른 손에는 생선을 들고 계시네”라고 말한다면 이건 틀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따라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낚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출제자가 그림카드와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말을 해버린다면 게임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리죠.

그래서 딕싯은 정답을 모두가 맞추거나 또는 한 명도 못 맞출 경우 출제자에게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그 외의 경우에는 3점을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출제자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은 맞추지만 전부 맞출 수는 없게 문제를 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결국 너무 모호하지도 않고 반대로 너무 자세하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가 유지되며 그로 인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도 서로를 낚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이 게임을 걸작으로 만든 것은 바로 이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입니다(이미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이걸 생각해냈다는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점수를 계산하여 말을 전진시키고 나면 출제자는 자신이 왜 그 제시어를 말했는지 설명합니다. 이것을 통해 출제자의 생각이나 취향, 경험 등을 알게 되기도 하지요. 이제 그림카드를 한 장씩 보충하고 다음 사람이 출제자가 됩니다. 누군가 제일 먼저 30점에 도달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많은 게임들 중에 딕싯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이 게임이 가장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제가 보드게임을 통해 추구하는 바를 가장 잘 구현해낸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놀이 안에서의 자연스런 대화와 소통, 그리고 사람을 알아가는 기쁨입니다. 
게임을 통해 각 사람의 성향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NF성향의 사람이 끼어있다면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뒤로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가족게임으로도 좋고 소규모의 모임에서 처음 서로를 알아
갈 때에 아이스브레이킹용으로도 매우 좋습니다.

착하고 아름다운 게임 “딕싯”을 강추합니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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