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중독>, 엄기호 / 하지현, 위고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의 저자인 사회학자 엄기호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한국사회에서의 공부의 의미에 대해 논한 대담집이다.

저자들에 의하면, 한국사회에서 '공부중'이라는 스테터스는 전가의 보도로 쓰이고 있다. 

공부는 개인에게는 현실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유예하는 도피처 역할을 하고, 통치권력에게는 각 사람에게 충분한 자리를 배분해주지 못하는 것이 자신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아니라 공부를 통해 더 준비되어야 할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좋은 핑계거리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과 통치권력의 필요들이 절묘히 맞아들어가, 많은 사람들이 '공부중'인 상태에 머물러 삶의 다음 단계를 유예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저자들은 "공부중독사회"로 규정한다.

그러한 공부중독의 다양한 양상과 해악을 논한 후에, 삶을 유예시키는 공부가 아니라 용기있게 자기 몫의 삶에 부딪혀 살아가게 만드는 진짜 공부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엄기호 선생이 주는 묵직한 통찰과 예리한 문제의식 그리고 하지현 선생의 박학다식함이 잘 어우러진 좋은 대담집이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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