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드게임 하나 소개합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취향은 <아임 더 보스>http://warinlife79.tistory.com/180나 <왕좌의 게임> 같은 악랄한 우정파괴게임이나 또는 <황혼의 투쟁>, <쓰루 디 에이지스> 같은 매니아틱한 전략게임 쪽에 가깝지만, 직업이 간사이다보니 아무래도 기독공동체에서 활용도가 높은 게임을 주로 추천하게 됩니다. 

딕싯처럼 서로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면서 밝고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착한' 게임들이 공동체에서 활용도가 높지요.
오래전부터 이런 '착한 게임'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명작이 있었으니 바로 '왓츠잇투야(What's it to ya?)'라는 게임입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한 면에 하나의 단어가 적혀 있는 수많은 카드들이 있습니다.
그 중 다섯 장을 무작위로 뽑아 늘어놓은 뒤 출제자는 토큰을 써서 그 다섯 개의 단어에 대한 자신의 우선순위를 비공개로 매겨놓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출제자의 우선순위를 추측하여 역시 토큰으로 비공개로 순위를 매겨봅니다.
그 후 출제자는 정답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우선순위를 설명합니다. 
가장 많이 맞춘 사람이 해당 라운드의 점수를 얻습니다.
모두가 돌아가며 두번씩 출제한 후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그래도 나름 게임인지라 순위와 승패는 정해지지만, 왓츠잇투야는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게임은 아닙니다.
출제자는 살면서 한번도 비교해보지 않았던 단어 사이의 우선순위를 정하느라 끙끙대게 되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답을 맞추기 위해 출제자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고심하게 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또한 정답이 공개될 때 예상 못했던 출제자의 우선순위에 빵 터지게 되기도 합니다.
'평등보다 편의점이 중요하다구?'
'칫솔이 희망보다 중요하다구?'
출제자의 기발한 생각이 웃음을 주기도 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이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승패를 떠나 이러한 모든 과정이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좋은 게임입니다


게임가능인원은 3-6명이지만 2인1조로 팀을 짜서 한다면 최대 12명까지도 가능합니다.
소그룹 초기에 서로를 알아가야 할 때도 유용하고, 서로를 잘 아는 그룹에서도 서로의 예상못한 진면목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그동안 이 게임의 유일한 아쉬움은 언어문제였습니다.
한글판이 없어서 영어단어로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수백장의 영어단어카드를 한글화하는 수고를 해야 했지요.
그런데 드디어 지난달에 이 게임이 한글판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선교단체나 교회에 하나쯤 비치해두면 여러모로 유용할 게임 '왓츠잇투야'를 강추합니다.


Posted by S. J.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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